서브비쥬얼

로컴스토리로컴 한마디

제목 [성희롱 ]말 못할 고민, 성희롱의 굴레


"
여성 직장인의 고민

"
 

 안녕하세요. 30대 초반 미혼 여성 직장인입니다. 답이 없는 문제로 고민을 하다가, 용기 내서 처음으로 인터넷 공간에 글을 올려봅니다. 성희롱 당하는 거 피해자가 참으면 아무 문제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참고 지내기로 마음 먹은 이후의 직장생활이 더 어려워 졌습니다. 저는 지금 너무나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으셨거나, 주변에서 보셨던 분들의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전후상황 아래에 쓰겠습니다. 조금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현재 팀장을 모신지는 1년 반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문제 없이 남들처럼 직장생활을 해오다가, 올해 8월 즈음, 업무적으로 관계적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팀장님과 해당 일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별도로 면담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 기재하진 못하지만, 조직 전체에 변화가 잦은 시기였고, 인사이동 문제로 이슈가 있었습니다. 어찌되었든 면담 도중에 제가 눈물을 비췄습니다. (이 부분이 직장 생활 내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 것은 알고, 성희롱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정말 심각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뜬금없이 팀장이 '너 살빠졌지? 예뻐진 거 같은데?'라는 말을 하면서 한참을 면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저를 쳐다만 보더군요. 그때 저의 생각은 , '아, 우리 팀장님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시구나.'  그래서 단순히 화제를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면담을 마무리하고 나와서 몇일 뒤 맥주 집에서 팀 회식자리를 가졌습니다.





 맥주 잔을 가지고 둘이서 가게 밖으로 따로 나가서 마시자고 하시더군요. 취해서 하시는 말씀. '내가 너랑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나는 와이프도 있고, 애들도 있고 내가 진짜 너한테 그런 마음 가지면 안 되는 건 아는데 그날 너를 보니 너무 안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 너무 안고 싶어서 어쩌고 저쩌고'
 
 어쨌든, 저는 못들은 척 했습니다.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돌렸지만, 멈추지 않으시더군요. 물론 직속 팀장한테 당한 적은 없었지만 여자로 조직생활 해오면서, 성희롱 당하는 일 처음 아닙니다. 팀장이 술에 취해서 실수한 거겠지.  모르는 척 넘어가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모든 성희롱 문제는 결국 까발려봤자 여자가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아서)

저는 팀장이 기억을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따로 은근슬쩍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혹시 내가 어제 한 말 그게 성희롱 이런 건 아니지?' 이러면서 다른 팀원들한테  '누구 살 빠졌지. 예뻐진 거 같지 않아?' '힘들어 보이네. 니가 힘들어 보이니까 힘내라고 안아줄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팀장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본인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다른 팀원들 있는 데서 약간의 밑밥을 깔더군요. 거기까진 괜찮았습니다. 물론, 팀장이 나를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니 얼굴을 볼 때마다 수치스럽고, 징그러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부터 문제 삼을 생각도 없었습니다. 이 회사를 계속 다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이 일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자꾸만 임원들이나 다른 직원들한테 제 말에 대한 신뢰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이야기를 몇 달째 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같은 팀 직원이 업무적인 어려운 일이 있다고 해서 같이 저녁 먹으며 달래주러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저희가 퇴근을 하자마자 팀장이 다른 직원들에게 '저 2명 직원들 뒷담화 막말하러 가는 거야.' 제가 일손을 놓고 있다는 둥, 마음에 안 든다는 둥, 일을 제대로 못해서 새로운 업무를 못 주겠다는 둥, 지켜보고 있다는 둥,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업무적인 이슈 전혀 없었습니다. 갑자기 태도가 돌변함.)

 차마 여기 다 쓸 수도 없습니다. 저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윗 분들한테까지 들어갔더군요.직속 임원 2분이 제게 물어보시더군요. 

'너 그렇게 열심히 일 잘하더니, 갑자기 왜 달라져서 일을 안 하냐?'
'너 어디서 욕하고 그러지 마라'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다 쓰지는 못하겠지만, 저는 지금 조직에 찍혀있는 여직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실수가 아니라 너무 억울했지만, 팀장과 이런 일이 있었고, 본인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저를 깎아 내리는 말을 지어내서 하는 거라고 이야기할 순 없었습니다.

 참고로 팀장이 올해 승진대상자입니다. 이슈가 나오면 본인 안위가 걱정되겠지요. 본인 말대로 자기는 와이프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요. 하지만 저는 너무 힘이 드네요. 본인 실수면서, 본인이 잘못 될까 봐, 밑에 있는 직원 나부랭이 하나 바보 만들어버리다니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참자니 점점 더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어버리고 있는 상황이고, 다 까발리자니 퇴사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요? 도대체 답은 모르겠고 하루하루가 지옥 같네요. 조언 좀 부탁 드립니다.

                                            
                                                                                                 "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의 사례


① 저도 비슷한 일 겪어서 댓글 남겨요. 첫 직장에서 제가 그런 일을 당했어요 팀장이란 사람에게. 글 읽는 내내 그 사람이 생각나더군요. 너가 딸 같아서 그런다, 나는 와이프도 있고 애도 있다. 너를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 자꾸 보고 싶다 등 등 등 쓸데없는 문자에 업무시간엔 메신저, 의미 없는 면담으로 사람 미치게 했어요. 거부하면 업무도 주지 않고 사람 면전에서 무안주고 하루하루 울면서 버티다 나중에는 눈물도 나지도 않더라고요. 일기장에 있었던 일 빠지지 않고 적고 둘이 있을 땐 무조건 녹음기로 녹음했어요. 

 그리고 회사에 성희롱으로 신고했어요. 근데 웃긴 게 직접적으로 만진 게 아니라 잘리지는 않는다 더라고요. 고작 정직 한 달로 징계받는 거 보고 제 발로 회사 나왔습니다. 사람이 너무 무서워서 집밖에도 못나가고 멍청하게 살다가 심리치료 받으면서 다른 회사에 취업해서 또 사회생활 하고 있어요. 여전히 회사는 스트레스 받고 힘들지만 그 때처럼 죽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 인간은 제 자리에 제 또래 나이의 다른 여자를 또 채용했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그때 생각하면 우울하고 그때의 제가 안쓰럽고 가엾지만 그래도 회사에 신고하고 알리려고 용기 냈던 건 칭찬해 주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서 힘들어 하지 말아요. 님은 잘못한 게 없어요. 그리고 사람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꼭 용기 내서 신고하고 거기에서 나오셨음 좋겠어요. 오늘도 아마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꼭 힘내요

② 힘드시겠어요. 저도 비슷한 일 겪어봤는데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습니다. 온갖 질병 다 걸리고 그 임원한테 면담할 거 있다고 말해보면 안되나요? 근대 임원 인격을 보긴 해야할 거예요. 같은 쓰레기 급이거나 그러면 말해봤자 쉬쉬할 거고 좀 정직하거나 그런 거에 신경 쓰는 분한테 말하면 뭔가 조치가 취해지겠죠. 아니면 일단 작성자 분의 억울함이라도 풀리니 이미 상황이 이런 만큼 세게 나가보세요. 퇴사하더라도 억울함은 푸셔야 하지 않겠어요? 

③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으로써 답변 드립니다. 저는 회사 회식 이후 직속상사는 아니지만 같은 부서의 다른 팀의 과장이라는 사람이 제가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판단하고 성희롱 발언을 하였습니다. 제가 그분께 직접 찾아가서 조심해달라고 말을 드렸는데 그 날 이후로 저에게 불리한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다른 직원들에게 내 뒷담화, 자기 밑으로 자리를 이동시켜서 대놓고 괴롭힐 계획 짜기, 사무실 내에서 큰소리로 모욕적 발언하기 등등. 저는 사직서에 모든 내용을 다 쓰고 회사를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높으신 분의 만류로 그 일이 있은 후 꽤 지난 시간까지 재직 중입니다. 

 님, 혹시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생길까 봐 힘들게 취업한 회사생활이 힘들어질까 봐 참고 계신가요? 그렇게 참고 계셔서 상황이 더 편해지셨나요? 전 이때까지의 상황을 전부 다 윗 선에 보고해드리길 권유합니다. 어차피 저 사람 때문에 회사생활은 망가진(?)거고 님께서 조금이라도 편해지시고 덜 억울해지시려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저에게 더럽게 굴었던 저 놈이 한 번만 더 저에게 꼬투리를 잡아서 쓸데없이 군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일을 크게 만들지 않고자 본인에게만 1:1로 부탁했더니 저를 우습게 알더군요. 모두에게 다 알릴 거고, 노동청, 경찰서에도 신고할겁니다. 저런 저질 남자새끼들은 얌전하고 착해 보이는 여직원은 더 우습게 알고 밟으려고 들어요. 참 나쁘죠? 님 힘내시고 이왕 힘든 상황이 되신 거 모두에게 님의 상황과 억울함을 알리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출처:     http://pann.nate.com/talk/334599769 

 
"
로컴의 한 마디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성적 언동 기타 요구 등에 대해 불응하면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가리킨다.

 직장 내 성희롱이 이슈가 된 요즘, 사내에 성희롱 관련 고충처리기구를 설치하거나 고용평등상담실, 지방노동사무소 등의 민간단체에 설치되어 있는 전문상담기관이 관련 절차를 마련하는 등 피해자 구제 조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진정서 등을 제출하여 법적 절차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문제는 사례자의 경우처럼 음지에서 행해지는 성희롱의 경우 증거를 수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데에 있다. 설혹 피해자가 증거를 수집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회사생활을 지속하기를 원하는 때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조직에 괜한 갈등을 일으킨다는 비판에 직면하거나 불리한 조치를 원하지 않는 가해자 측으로부터 은근한 괴롭힘이 시작되는 경우가 그 예이다. 결국 피해자만 직장을 나오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향신문의 2016년 5월 11일자 뉴스에 따르면 사건 조치로 피해자만 피해가 본 경우가 16.9%에 달했다.
 
 여성인권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의 그릇된 관행들이 성희롱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피해자가 유난스럽다거나 기가 세다는 등의 2차 가해를 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무엇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였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는 발언을 일체 삼가는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통 받는 여성 또는 남성의 사연을 기다린다. 이 사연들이 모여 직장 내 성희롱의 유형과 대처에 대한 공론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